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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뮤직

윤하 - 사건의 지평선 가사 / 주관적 이야기

by 샤이닝칩스 2023.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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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최근에 역주행하며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윤하님의 사건의 지평선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 곡 정보

작곡 : 윤하 / JEWNO(손준호)

작사 : 윤하

편곡 : JEWNO(손준호), 숀(SHAUN)

 

- 가사

생각이 많은 건 말이야

당연히 해야 할 일이야

나에겐 우리가 지금 1순위야

안전한 유리병을 핑계로

바람을 가둬 둔 것 같지만

 

기억나? 그날의 우리가

잡았던 그 손엔 말이야

설레임보다 커다란 믿음이 담겨서 난

함박웃음을 지었지만

울음이 날 것도 같았어

소중한 건 언제나 두려움이니까

 

문을 열면 들리던 목소리

너로 인해 변해있던 따뜻한 공기

여전히 자신 없지만 안녕히

 

저기 사라진 별의 자리

아스라이 하얀 빛

한동안은 꺼내 볼 수 있을 거야

아낌없이 반짝인 시간은

조금씩 옅어져 가더라도

너와 내 맘에 살아 숨 쉴 테니

 

여긴 서로의 끝이 아닌

새로운 길 모퉁이

익숙함에 진심을 속이지 말자

하나 둘 추억이 떠오르면

많이 많이 그리워할 거야

고마웠어요 그래도 이제는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솔직히 두렵기도 하지만

노력은 우리에게 정답이 아니라서

마지막 선물은 산뜻한 안녕

 

저기 사라진 별의 자리

아스라이 하얀 빛

한동안은 꺼내 볼 수 있을 거야

아낌없이 반짝인 시간은

조금씩 옅어져 가더라도

너와 내 맘에 살아 숨 쉴 테니

 

여긴 서로의 끝이 아닌

새로운 길 모퉁이

익숙함에 진심을 속이지 말자

하나 둘 추억이 떠오르면

많이 많이 그리워할 거야

고마웠어요 그래도 이제는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 주관적 이야기

저도 밴드를 하고 노래를 만들고 가사를 쓰면서 더욱 느끼지만,

이런 아름다운 멜로디와 그에 어울리는 가사를 만드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데요.

특히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이라는 흔치 않은 소재에 사랑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덮어서

윤하님이 노래로 전달하는 감정선이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사건의 지평선이란 단어를 들어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생소한 분들이 더 많으실 것 같은데

사건의 지평선은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지점에서 일어난 사건이 어느 영역 바깥쪽에 있는 관측자에게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려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때, 그 시공간의 영역의 경계를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부른다.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82534&cid=40942&categoryId=32290)

 

처음에 멜로디만 들었을 때는 아름다운 사랑 노래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건의 지평선의 의미를 알게되는 순간 묘한 감정선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는 제목인 사건의 지평선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으니, 찬찬히 가사를 살펴보도록 하죠!

 

생각이 많은 건 말이야

당연히 해야 할 일이야

나에겐 우리가 지금 1순위야

안전한 유리병을 핑계로

바람을 가둬 둔 것 같지만

 

노래 속 화자는 생각이 많지만 그건 당연히 해야할 일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자신의 1순위는 '우리' 이기 때문입니다.

안전한 유리병을 핑계로 바람을 가둬 둔 것 같다라는 표현은 아마도

바람처럼 자유로운 '너'란 사람을 '우리' 라는 안전해보이는 관계의 유리병 안으로 가둔 것이라 생각하게 되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구속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구절이었습니다.

우리는 사랑을 하면 내 연인을 어느정도 구속하게 되기 마련이죠.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너를 생각하는 시간이, 날들이 많아지고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바람처럼 자유로운 너를 우리라는 관계속에 가두어 '안전' 하게 합니다.

그러나 그 안전이란 말의 기준은 '너' 일까요, 화자일까요?

 

기억나? 그날의 우리가

잡았던 그 손엔 말이야

설레임보다 커다란 믿음이 담겨서 난

함박웃음을 지었지만

울음이 날 것도 같았어

소중한 건 언제나 두려움이니까

 

화자는 너와 함께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아마도 사랑을 약속하며

두 사람은 손을 꼭 맞잡았을겁니다.

그러나 가사에서 직접적으로 표현하셨듯 소중한 것은 언제나 상하진 않을지 잃어버릴진 않을지 두렵기도 합니다.

마치 처음 딱 상자를 열고 꺼낸 새 핸드폰처럼 말이죠.

 

그래서 화자는 그 손을 맞잡으며 행복한 사랑을 할꺼란 믿음을 너에게 전달했지만,

또 한편으론 사랑의 시작이란 기쁘기만 할 것 같은 순간이 눈물날만큼 두렵기도 합니다.

 

문을 열면 들리던 목소리

너로 인해 변해있던 따뜻한 공기

여전히 자신 없지만 안녕히

 

노래의 분위기가 전환되면서 아련한 가사들을 써내려간 부분입니다.

문을 열면 들리던 목소리, 너로 인해 변해있던 따뜻한 공기는 아마도 에게 남은  흔적으로 보입니다.

화자는 여전히 너의 흔적들에서 자유로워질 자신은 없지만

안녕을 고합니다.

 

저기 사라진 별의 자리

아스라이 하얀 빛

한동안은 꺼내 볼 수 있을 거야

아낌없이 반짝인 시간은

조금씩 옅어져 가더라도

너와 내 맘에 살아 숨 쉴 테니

 

사람의 마음을 우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우주처럼 끊임없이 팽창하고 반짝반짝 빛나며 무수히 많은 의문으로 가득 차 있으니까요.

 

아마도 별은 가사에 나와있듯 너와 함께 사랑했던, 아낌없이 반짝이던 시간을 나타내고

그 별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사라진 별의 자리에선 아스라이, 희미하게 하얀 빛이 남아있습니다.

이것은 아마 이 전 구절에서도 나타났던 나에게 남은 너의 흔적과도 이어져 있을겁니다.

 

화자는 아마도 한동안은 이 추억들을 꺼내볼 수 있을거라고 합니다.

아낌없이 반짝였던 기억 추억이 되어 조금씩 옅어지겠지만,

우리가 그것을 아예 잊어버리지 않는 이상

너와 나, 우리의 마음 속에 계속해서 살아 숨쉬고 있을테니까요.

 

여긴 서로의 끝이 아닌

새로운 길 모퉁이

익숙함에 진심을 속이지 말자

하나 둘 추억이 떠오르면

많이 많이 그리워할 거야

고마웠어요 그래도 이제는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사실 이 구절을 보면서 조금 헷갈리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이곳은 우리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길의 모퉁이라고 합니다.

막다른 길처럼 보였지만 우리 관계가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되는 길목이라는 뜻일까요?

 

그러나 화자는 너에게 고마웠다고 하면서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너를 보내줍니다.

아까 사건의 지평선의 의미 기억하시나요?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넘어간 우리의 관계는

관측자, 화자에게 보이지도 영향을 줄 수도 없는 것이 될 것입니다.

 

즉, 화자는 우리 관계가 새로이 다시 시작 될거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관계가 끝나면서 그것이 각자의 새로운 길의 모퉁이일 것이라 말합니다.

 

서로의 흔적에서 벗어날 자신은 없지만,

익숙함이란 그늘에 속아 그것을 사랑이라 속이지 말고

아스라이 하얀 빛을 한동안 꺼내보며, 또 그 추억들을 많이 많이 그리워하겠지만

그 아낌없이 반짝이는 시간을 선물한 너에게 감사하며

안녕을 고하는 장면으로 느껴집니다.

 

솔직히 두렵기도 하지만

노력은 우리에게 정답이 아니라서

마지막 선물은 산뜻한 안녕

 

그런 안녕은 솔직히 두렵기도 합니다.

화자도 아직 자신있게 이별을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니까요.

하지만 앞의 구절에서 말했듯 익숙함이란, 편안함이란 그늘의 안정감에 속아

그것이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우리에게 노력은 정답이 아닙니다.

 

박원님의 노력이라는 노래 가사에서 말하듯,

사랑을 노력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화자는 계속 틀리기만 하는 노력보다는

너에게 마지막으로 산뜻한 안녕을 선물하려고 합니다.

 

 

이별을 최대한 슬퍼하고 울어주는 것이 미덕인 시대가 있었습니다.

특히 발라드가 강세였던 2000년대에 더욱 그랬다고 느껴집니다.

 

그러나 윤하님의 사건의 지평선은 그 이별을 슬프게만 표현하지 않고,

세련되고 따듯한 멜로디에 정말 감각적인 가사를 얹어 너무나 아름답게 표현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노래의 휘발성이 도드라지는 요즘에 오래도록 따뜻하게 간직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주신 윤하님께 감사드리며,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므로 여러분이 생각하는 해석도 댓글로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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