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단편

해는 지금.. - 단편 글 / 짧은 글

by 샤이닝칩스 2024. 1. 9.
반응형

 

해는 지금 뒤집어진 내 속처럼 지평선에 걸려 떨어질 기미가 없었다.

 

겨울 밤은 차고 길다.

 

태풍이 오기 전 하늘이 맑듯,

하늘에 뿌려진 저 물감들도 결국 뒤섞여, 앞뒤없이 검어질 것이었다.

 

뻔한 미래에도 저렇게 미련을 두는 건 사람이나 하늘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저 하늘이 검어지면 내 속도 괜찮아질까.

아니면 또 한번 태풍이 몰아쳐 그 길고 찬 밤을 지새우게 될까.

 

아까 억지로 집어 넣은 음식들을 밖으로 꺼내는 것 만큼 너를,

쉽게 비워낼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

 

아직도,

해는 저 너머에 걸려있고,

노을은 길고 차갑다.

반응형

' > 단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사랑한다. - 단편 글 / 짧은 글  (0) 2023.12.19